한국일보


중독증 - 회복이 더 문제다

이해왕<한인 중독증 회복센터 선교사>

입력시간 : 2001년 12월 21일 금요일 미주 한국일보 오피니언

연말이 되면 중독자 가정은 더욱 초조해진다. 유혹이 많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독자나 그 가족들은 중독증의 피해 수습에만 전전긍긍하지 회복에 대해서는 "해야지" 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중독자 대부분은 중독행위 중단 후의 생활을 두려워하며 가족들도 회복기관에 연락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회복 프로그램과 회복 단계의 사전 이해는 이러한 두려움과 수치심을 덜어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알콜중독(alcoholism)이라는 말은 1930년대 의사들이 알콜중독자들을 'Hopeless Alcoholic'으로 진단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중독자 두 사람이 영적 체험을 통하여 술을 끊게 된 경험을 서로 나누고 격려하는 과정에서 영적 회복과 회복 동료간 대화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 터득하여 1935년 알콜중독자 회복모임(AA-Alcoholics Anonymous)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 후 AA 12단계 회복 프로그램은 마약, 도박, 섹스 등 무려 73개 종류의 회복모임에 적용되어 왔다. 1998년 AA 참석자 수는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 약 200만명을 포함해서 전 세계적으로는 300만명이나 된다.

중독증에 걸리면 통제력을 상실하여 그 피해가 삶의 전 분야로 확산된다. 그래서 회복은 단지 중독증으로 망가진 피해를 복구하는 것뿐만이 아니고 육체적, 심적, 정서적, 사회적 및 영적인 삶을 향상시키는 건전한 생활형태로 살아가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중독행위 중단은 회복무대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에 불과할 뿐이지 회복의 본질은 아니다. 어느 중독증이든 회복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우선 과도기는 중독증으로 문제가 있음을 인식은 하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며 시도하는 기간이다. 이 단계는 통제할 능력이 없어 자신이 중독증에 무력하다고 인식할 때까지 계속된다.
안정기는 금단 증상과 혼돈으로부터 회복하는 시기다. 중독 결과가 더 심각해지면 중단의 필요성 때문에 중독행위를 중단하게 된다. 갑작스런 중단으로 각종 금단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가족들은 환자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나 폭언 등으로 불화가 더 심해지고 중독자는 견디기 힘들어 다시 재발하기 쉽다.

회복기의 초기는 내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다. 상담 또는 회복교육을 통해서 편안하게 중독행위를 중단하고 수치심, 죄의식 등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중기는 중독증으로 야기된 피해를 복구하고 생활에 균형을 두는 방법을 터득하는 기간이다.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 학습한 방법들을 매일 실제생활에 적용해야 한다. 삶의 다른 분야에서 불만족해지면 재발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가족, 직장, 및 친구와의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

회복 후기는 유년기 성장과정에서 학습된 불건전한 생활태도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두는 시기다. 어려서 가정교육을 잘못 받아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해소되지 못한 고통 및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할 때 끝난다. 이후 계속적인 회복 성숙의 필요성과 다시는 안전하게 과거의 중독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환자가 중독적인 생각이 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도록 도움으로써 회복상태를 유지한다.

회복은 각자의 참여도와 노력에 따라 약 3~15년이 걸린다. 가족들은 가능한 여러 회복기관을 방문하여 회복 프로그램을 미리 점검하고 환자에게 알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정서적 고통을 당한 배우자나 부모도 함께 회복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다른 주요 질병과 같이 중독증도 조기발견과 조기회복이 최선이다.
(www.kamcar-recovery.com)

http://www.ihkib.com/news/opinion/lettersfromreaders/12212001/92_60409.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