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단증상이라는 복병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입력시간 : 2002년 3월 1일 금요일 미주 한국일보 오피니언

중독증은 주로 감정변화를 야기하는 물체나 행위를 계속 하다가 생긴다. 전자의 예가 술, 마약, 담배, 음식 등이고 도박과 섹스는 후자에 속한다. 약물과 도박은 ‘완전중단’을 그리고 음식과 섹스는 ‘적당한 절제’를 회복목표로 삼게 되어 언뜻 보기에는 도박 보다 섹스 중독 회복이 더 쉬울 것 같지만 실은 중독자에게 완전중단 보다 적당한 절제 유지가 더 힘들다.

중독자 가족들은 여러 해 동안 너무 시달려서 중독자가 회복을 시작하면 금방 다 나을 것 같은 기대로 부풀게 된다. 그러나 회복을 시작한 중독자 중에 60-80%가 재발한다.

회복을 시작한 중독자는 초기에 다음과 같은 4가지 사항들을 직면하게 된다. 육체적 금단증상 극복, 중독물체나 행위를 더 이상 몰두하지 않으려는 의도적 노력, 중독행위 없이도 일상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 학습,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동기의식을 갖는 것 등이다.

어느 중독증이든 초기 회복과정에서 가장 큰 복병은 금단증상이다. 약물사용 또는 중독행위를 중단하면 육체적 금단증상이 생기며 급성 및 장기적 금단 증상을 차례로 겪게 된다. 급성 금단증상은 약 1-10일 동안 일어난다. 장기적 금단증상은 6-18개월 동안 지속되며 통상 10년 간 중독생활을 한사람은 10개월의 금단증상 기간을 예상해야 한다.

“내 병은 내가 더 잘 안다”며 각서나 혈서를 쓰면서까지 혼자서 회복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금단증상을 잘 이해할 수도 없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도 없어서 거의 100%가 재발한다. 급성 금단증상은 의료시설에서 처리하는 것이 좋으며 장기적 금단증상은 중독증 회복기관의 도움으로 극복하는 것이 좋다.

금단증상 기간에 중독자는 주로 분명한 생각, 감정 처리, 사고 대비, 기억력, 숙면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스트레스가 높아질 때는 더욱 극심한 상태로 나타난다. 잠잠하다가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금단증상이 증폭되며 이때 주위 사람들이 금단증상의 내용을 잘 모르면 중독자를 마치 정신 이상자 같이 취급하기 쉽다.

중독자가 약물이나 중독행위를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는 일반사람들이 부모의 사망, 별거, 이혼 또는 자녀의 인명피해, 교통사고 시에 겪는 고통과 같다고 한다. 이런 상태에서 약간의 스트레스만 겹쳐도 육체적 및 정서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그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중독행위를 다시 할 수밖에 없어 재발되는 것이다. 그래서 회복 첫해에는 직장 이전, 이사, 새로운 사업 등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초기 회복자들은 금단증상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독행위를 중단한 후 몇 주가 지나면 다 회복될 것으로 알았다가 금단 증상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힘들게 되면 마치 자신이 이상해진 것 같고 회복 방법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불평을 하며 회복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회복 12단계 기관에서 동일한 금단증상을 이미 겪은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갖고 "오늘 하루만을 생각하며 살자(One day at a time)"와 같은 회복 슬로건을 따라서 생활하면 금단증상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회복으로 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http://www.ihkib.com/news/opinion/lettersfromreaders/03012002/92_67821.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