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독자 가족들의 고통

이해왕 선교사 (www.kamcar-recovery.org)
입력시간 : 2002년 7월 11일 목요일

모든 중독증은 수년 동안 내적 변화, 생활태도 변화, 삶이 망가지는 단계로 진행하며 악화될 데로 악화된 다음에 가서야 알게 된다. 부모나 배우자가 내 가정에 중독 자가 있음을 알 때는 중독자는 이미 생활 태도가 변화된 단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라도 가족들이 바로 회복기관을 찾으면 좋으나 그러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남편이 술, 약물, 또는 도박을 하는 가정을 예로 들어보면 아내는 회복기관에 연락하기까지 ‘무시 및 비호’, ‘충격 및 발견’, ‘문제 해결 시도’ 등의 3 단계를 겪는다.

첫번 무시 및 비호 단계에서 아내는 남편의 생활 태도 변화가 중독 문제 때문인지 모른다. 어쩌다 따지면 남편의 거부 반응, 변명, 약속 등으로 중독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다.

아내는 남편이 피로해서 또는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런 줄 알고 편하게 해 주려고 애쓰며 술과 도박을 절제하도록 남편을 설득한다. 친지나 이웃에게는 내 가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이 보이려고 은폐한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남편을 의심하여 뒷조사를 시작하고 남편의 행동과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알아보며 출퇴근 시간을 점검하기도 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 아내는 술집이나 도박장에 있는 남편을 찾아가서 붙잡아 오기도 하고 직감 또는 뒷조사를 통하여 남편의 중독 문제를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다. 통상 중독 사실을 발견한 아내는 충격, 배신감, 분노, 무기력, 혼돈 등과 같은 고통을 호소한다.

이런 아내의 모습에 남편은 다시는 안 하겠다는 혈서나 약속으로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다. 그러나 의존성과 유혹은 다시 중독행위를 하게 만들어 이들 부부는 중독행위 확인, 발견, 싸움, 약속 등을 반복하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게 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중독 문제가 아주 심각함을 안 아내가 문제해결을 위한 각종 조치를 취한다. 남편의 일거일동, 용돈, 출퇴근 시간, 차 마일리지, 행선지 등을 철저히 감시 통제하며 조금만 수상해도 따지고 자백을 강요하며 회복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일부 아내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도박장에 함께 가자 거나 제발 집에서만 술을 마시라는 애원과 타협도 한다.

이런 아내의 태도는 부부관계를 마치 부모와 자녀 형태로 몰고 가서 궁지에 몰릴 적마다 남편은 의도적으로 화를 더 내거나 거짓말로 일관하게 만든다. 그럴수록 아내는 감시와 뒷조사를 더욱 강화하며 새로운 방법들을 계속 추구하다가 아내도 또 다른 중독자(Co-addict)가 된다.

마침내 아내는 자신의 문제 해결 노력이 성공할 수 없음과 남편과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지만 그간 남편을 내 힘으로 바로 잡아보려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면 우울증, 고립감, 결혼 생활 실패, 격분 등으로 뭐가 뭔지 모르는 좌절감에 빠져든다.

중독 문제를 발견한 아내는 처음 중독자의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두다가 나중에는 자신의 정서적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어 중독자보다도 자신의 문제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중독행위에 관련된 자녀를 둔 부모들도 중독자 아내와 똑같은 고통과 과정을 겪는다.

최선의 중독자 회복 방법은 전문회복과 믿음 생활의 병행이다. 일부 신앙 생활을 하는 가족들은 회복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시기에 더욱 신앙적으로만 매어 달려 중독 문제를 해결하려는 바람에 전문회복도움을 제때 받지 못해 회복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회복기관의 도움을 구한 아내와 부모는 중독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지 않으며 가족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어 중독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 한다.
중독증 회복은 가족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http://www.ihkib.com/news/opinion/lettersfromreaders/07112002/92_84042.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