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3. 재활 방해하는 불청객 - 재발

입력시간 : 2004년 3월 12일 토요일, 미주 한국일보 오피니언

제목 - 재활 방해하는 불청객

상담 난에 “아버지께서 또 술을 드시기 시작하셨어요.. 퇴원 후 2~3 개월 동안 회사도 다니시고 좋으셨는데...” “출감한지 이제 채 2 달도 안 됐는데 또 마약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또 오빠를 차가운 교도소로 감금시켜야 하는지요...”하는 가족들의 처절한 하소연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재발은 전체 회복자의 약 80% 이상이 한번 이상은 체험하게 되는 불청객으로, 중독자는 물론 가족들까지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 재발이 되면 회복자는 죄의식과 무안한 마음으로 더 이상 회복참여를 거부하고, 가족들은 마치 사랑하는 가족이 갑자기 사망한 것과 같은 참혹한 좌절감에 빠져들게 되어 아예 회복지원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중독 가정에서는 재발 자체를 “가장 훌륭한 스승”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며, 재발이 아니고는 달리 깨달을 수 없는 학습의 계기로 삼아야 좋다. 가장 훌륭한 회복은 재발했던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재발은 대개 다음과 같은 10 가지 요인 중에서 비롯된다. 외로움, 가정과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와 마찰, 싫증 또는 근무의욕 상실, 분노 심과 함정에 빠진 기분, 중독행위를 더 이상 못하게 되는 회복생활에 대한 비밀스런 실망감, 하나님 앞에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 중독행위가 주었던 황홀감 상기, 우울 감정, 거부감의 복귀, 과거 중독행위를 다시 해보려는 비밀스런 생각 등이며, 실제로 회복참여자들에게 이들을 적용해보면, 대부분 “중독행위가 주었던 황홀감 상기” 때문에 재발되었다는 말들을 가장 많이 한다.

재발은 예고 없이 불쑥 나타나는 것 같아도, 마치 예정된 재발정거장에 정차했다가 다시 철로 위를 달리는 기차와 비교할 수 있고, 재발로 향한 기세도 중독증이 시간을 두고 진행되었던 것처럼 재발 8 단계과정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비밀스런 불만이 싹트고, 그 불만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마찰로 고조되어, 싫증 또는 근무의욕 상실과 함께, 거부감 복귀로 이어진다. 이런 시점에서는 가까운 사람들과도 멀리하며 스스로 외로움에 휘말리다가, 공연한 분노심을 자주 표출하며, 자신을 우울감정으로만 몰고 가서, 급기야 견딜 수 없는 정서함정에서 탈피하기위한 행동개시가 바로 재발인 것이다.

단 한번의 재발로 끝이 나면 좋으련만 중독자들은 한번 재발에 발동이 걸리면, “재발 사이클(Relapse cycle)”이 다 종식될 때까지 중독행위를 계속하게 마련임으로, 가족들은 재발자를 회복과정으로 즉시 복귀시키고, 전보다 더 마음을 열도록 촉구해서, 재발을 강도 높은 회복의 호재로 삼아야만 한다.

재발 위협이 있을 때 본인이나 가족들이 실천하면 좋을 10 가지 제안사항들은, 적극적인 환자의 고독대처, 가족단위 상담고려, 스트레스 감소방법 학습, 경력 및 목표 발굴, 재발기가 있을 시에 재발 될 것 같다는 말을 하도록 유도, 누락된 회복과정 이행과 다른 회복동료들과 가까이 지내기, 영양섭취 및 자극성 음식에 주의, 변장된 새로운 거부반응에대한 경각심, 가능한 영적 통로 발견 등이다.

회복성장의 반대가 재발이며, 재발방지는 실로 각자의 “이해와 행동”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가족과 회복참여자는 재발 위험을 인식하고, 10 가지 재발 발발요인8 단계 재발과정을 내면 깊이 새겨야, 그 값비싼 재발의 기회를 줄이거나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상은 2004년 3월 12일자 미주한국일보에 필자가 기고한 글 내용이다. 다음을 클릭하면 신문기사 원문을 볼 수 있다)

"재활 방해하는 불청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