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_21 / total_442936
이름
이메일
홈페이지
글제목
글내용
일부 회복 관계자들은 중독도박의 진행 과정을 마치 암(Cancer)이 악성 종양으로 되어 몸 전체로 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을 한다. 중독증도 처음에는 문제가 있는지 조차 모르게 아주 서서히 그리고 소리 없이 중독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더러 가족들이 만류도 해보지만 아무도 도박 진행과정을 미리 알고 중단할 수 없다. 그래서 중독 도박자와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와 자녀들은 영향을 받게 되며, 특히 아내는 심한 정서적 갈등으로 도박자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여러 단계로 나타내게 된다. 예를 들어 남편이 도박을 하는 경우, 도박자는 도박초기에 "따는 단계(Winning phase)"를 1-3 년 동안 체험하게 되는데 이때 아내는 "부정 단계(Denial phase)"로 반응을 나타내게 된다. 1. 부정(Denial)의 의미 "부정(Denial)" 이란 말은 남을 부인한다는 뜻이 아니고 정신 심리학적 용어로는 어떤 일이나 상황을 자신에게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더러 도박을 해도 남편의 도박 문제가 점차로 깊어져서 중독으로 진행 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상태를 "부정 단계(Denial phase)" 라고 한다. 예를 들어서 흡연자가 답배는 몸에 해롭고 암과 심장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니코틴 중독을 자신에게 허용하여 이미 알려진 위험을 스스로 부정(Denial) 하며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다. 2. 부정단계를 겪어 가는 어느 아내의 모습 1) 교제 기간의 무관심 올해 28세의 Miss Kim은 3 살 위인 Mr. Lee를 어느 한 모임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Mr. Lee는 건장하고 활발하고 유모가 흘러 넘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 Miss Kim은 처음 만남부터 그를 좋아하게 되어서 1 년 교제 끝에 결혼했다. 연애기간 동안에 이들은 함께 영화를 보거나 파티에 참석하면서 마냥 사랑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Mr. Lee는 일요일이면 혼자서 도박을 하러 다녔으며 도박장에 가는 것을 애인에게 숨기지도 않았다. Miss Kim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도박을 하고 모두가 사교 차원으로 내기를 하는 것으로 여겨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떤 때는 Mr. Lee와 함께 도박장에 가서 게임을 즐기기도 하였으나 Miss Kim은 별로 도박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다만 도박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신혼 초의 방심과 참음 결혼 후에도 남편은 일요일이면 의례 도박을 하러 갔고 때로는 주중에도 1-2 번씩 퇴근길에 도박을 해서 늦게 귀가하곤 하였으나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니 그 정도는 놀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였고, 아내도 동창들과 만나서 신혼의 깨가 쏟아지는 수다를 늘어놓다 보니 별로 남편의 도박에 관심을 기우일 여유가 없었다 아내는 더러 걱정스럽고 도박이 볼링게임이나 영화감상보다는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만 남자들은 다 그런가 보다고 생각을 하며, 다만 다음날 아침에는 일찍 출근을 해야 하니 늦어도 밤 10 시까지는 집에 들어와서 잠을 자야 한다는 이야기를 이따금 했다. 얼마 후 남편은 일요일에 다른 지역에 사시는 어머님을 찾아뵈어야 한다는 말에 당연한 일이고 그런 마음을 쓰는 남편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몇 일 후 남편의 옷을 세탁하려다가 주머니에서 그날 도박장에 갔던 영수증들이 나와서 일요일에 어머님을 찾아뵌 것이 아님을 알고 남편에게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묻자, 답변에 궁한 남편은 "그래서 어쨌단 말이냐!"고 하며 오히려 언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내는 어차피 지나간 일을 갖고 싸움으로 비화될까봐 그냥 참고 넘겨 버렸다. 3) 갑작스런 여행 제안과 여행지 변경 거짓말이 탄로 나서인지 남편은 그 다음 일요일에는 바다로 놀러가자는 제의를 먼저 했고 마침 겨울 바다를 보고 싶은 참에 기쁜 마음으로 동의했다. 바다 구경을 하러 갈 준비를 다하고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남편은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핸들을 틀었다. 화를 내며 어디로 가는 거냐고 음성을 높였더니 남편은 바다는 여름에 가야 좋다며 새로 생긴 도박장 신도시를 구경해 보려고 그리로 간다는 것이었다. 아내는 자신과 사전에 한마디도 상의하지 않고 목적지를 바꾼 것에 기분이 상했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니 가보기로 했다. 4) 매월 부족한 봉급봉투와 매번 다른 이유들 매월 봉급봉투를 차질 없이 갖다 주던 남편이 봉급을 적게 가져오기 시작하면서 매번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 직장 동료가 상을 당해서, 누가 애를 낳아서, 어려운 친척이 찾아와서.... 등등 온갖 핑계와 구실을 대는 바람에 아내는 그저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아내는 더러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고 싶다가도 다혈질인 남편이라 공연히 싸움만 될 것 같고 아직 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터라 쉽게 안심을 했다. 5) 돈을 땄을 때는 별로 나쁘지 않은 기분 아내가 부정단계(Denial phase)에 있는 동안에 남편은 따는 단계(Winning phase)에 있게 되어 더러 돈을 따오기도 한다. 이따금 도박에서 딴 뭉치 돈을 아내 앞에 내 보이면서 "내가 딸 수 있다고 했잖아...." "이래도 내가 도박하는 것이 걱정 되냐!" "당신 뭐 사고 싶은 거 없어!" 하며 기분이 들떠서 아내를 포옹하며 진한 키스까지 해 준다. 한번은 딴 돈으로 그간 너무 늦게 들어와 미안하다며 값비싼 핸드 빽을 선물했다. 아내는 어쩐지 불안했으나 어떤 돈으로 샀던 평소 갖고 싶었던 유명 정품 핸드 빽을 선물 받으니 마음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3. 도박자 아내들의 공통적인 반응 남편이 도박을 하는 경우 대부분의 아내들은 "부정 단계(Denial phase)"에서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반응들을 보인다. 1) 전혀 표시 없는 약탈과 무지 속에 의구심만 커져 결혼 초부터 남편의 도박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기 때문에 도박으로 야금야금 결혼 생활이 착취당하나 아내는 도박의 위험성이나 심각성을 미처 일지 못하게 된다. 아내들은 더러 도박 때문에 힘든 경우가 생길 적마다 의심은 해도 근거 없는 공연한 다툼으로 부부 관계성만 해칠 까봐 싸우고 싶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다. 이런 시점에서는 결혼 생활에 이로운 점보다는 나쁜 쪽으로 전반적인 상황이 기울게 되어 더러 아내가 근심과 걱정은 해도 "이러다 괜찮아지겠지...." 하거나 "왜 내가 남편의 다른 긍정적이고 좋은 점들은 생각을 못하고 자꾸 도박하는 단점만을 들출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더러 문제가 심각해지자 아내가 도박 중단을 정식으로 거론하면 남편은 돈을 따서 바로 해결하거나 위로를 해 주는 바람에 또 주춤하게 된다. 또 남편은 도박을 자제하려는 눈치가 보이며, 자주 아내에게 외식을 시켜주는 등 안심을 시켜 주는 선심에 아내는 정말 그렇게 말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며 또 다시 남편을 이해하고 위해주려는 감정으로 급선회한다. 2) 아내의 따짐과 남편의 강경한 반응 남편의 도박이 반복되자 아내는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여 이 문제를 친구나 친척들과 상의 해 보면 모두 도박은 하루 빨리 중단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서 더 이상은 남편의 도박 행위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자주 도박 중단을 거론한다. 아내는 우선 도박 횟수를 줄이고 정상적인 생활을 요구하지만 도박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무엇을 해야한다는 구체적인 제안은 제시하지 못하게 되며 계속 더 도박을 하면 당신을 떠나겠다는 막연한 이야기만 하게 된다. 이때 남편의 반응은 더 이상 아내를 위로하려고 들지 않으며 도리어 화를 벌컥 내며 남편의 자유를 주장하기도 한다. 남편은 "당신을 잘 돌보고 봉급도 제대로 갖다 주는 데..... 집에만 하루 종일 있는 사람이 무슨 불평이 그렇게 많으냐?"고 언성을 높여 화를 내며 집을 나가버린 바람에 가정은 급기야 공포분위기에 휩싸여 버린다. 남편이 집을 나간 다음 아내는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울어도 보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른다. 당초 도박을 계속한다면 남편 곁을 떠나 버릴 생각을 했었던 아내지만 이제는..... "남편이 다시 집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그래도 내 남편이 아닌가...." "애들 아빠가 아닌가...." "어딜 가서 지금 무엇을 하나...." "식사는 제대로 했나......" "혹 홧김에 술집에 가서 여자와 술을 마시는 것은 아닐까..." 하며 주위에 다른 문제 가족들을 떠올린다. "친구 남편은 술을 많이 마시고 친구를 때린다고 하지 않나...." "여 동생 남편은 여자 문제로 애를 먹이지 않나..." "그래도 나는 이들 보다는 났지 않은가....." "남편이 한 말과 같이 돈벌어다 주어서 편안히 생활하는 내가 무슨 불평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아내는 남편을 화나게 만든 것에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남편이 화를 내고 집을 나간 것이 모두 아내인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이 들면서 집나간 남편이 들어오기만을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다는 생각과 연민에 사로잡혀 먼저 남편이 갔을 만한 곳을 사방으로 알아보기 시작한다. 3) 결혼 생활에 대한 아내의 기대치 수정 한번 남편의 도박을 따지다가 공순해진 아내는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한 "기대감 수정"을 서두른다. 즉 남편이 도박은 해도 다른 나쁜 짓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이제 아내는 전보다 남편의 도박에 덜 신경 쓰는 대신에 골프, 취미 생활, 공부 등 평소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에 의도적으로 더 치중하려고 든다. 심지어는 도박을 긍정적으로 보아서 남편과 도박장이나 경마장에 함께 가서 아내까지 도박을 하는 경우가 있어 도박이 재미가 있고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4) 돈이 없는 수표 구좌와 크레디트 카드 하루는 아내가 우연히 전화요금 통지서를 뜯어보고 전화 요금이 배가 나온 것을 보고 이상해서 내역을 살펴보니 전달 전화 요금이 체납되어 금액이 많아진 것을 알았다. 남편은 평소 꼼꼼한 성격이라 공공 요금을 한번도 늦게 낸 사람이 아니다. 퇴근한 남편에게 전화 요금이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으니 아마 전화국 컴퓨터가 잘못 처리한 것 같다며 둘러댔다. 실은 남편이 전화국에 수표를 보냈으나 도박으로 수표 구좌에 돈이 없어서 차질이 생긴 것이다. 남편은 다음날 다시 수표를 보냈고 그 다음 전화 고지서에는 정상적인 요금만 나와서 부인은 정말 남편의 말과 같이 전화국 컴퓨터가 문제를 일으켰었던 것으로 알고 안심한다. 한번은 아내가 백화점에 가서 애들 신발을 사고 크레디트 카드로 지불하려고 카드를 내미니 직원이 확인해 보더니 지난번 물품 대금이 연체되어서 카드로는 신발을 살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그럴 리가 없다며 집에 돌아온 아내는 남편에게 확인한 결과 지불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고, 설상가상으로 더 이상 독촉 편지가 집으로 배달되지 못하게 우체국에 가서 우편물을 당분간 집으로 배달하지 말아달라는 요청까지 해 놓아 전화 요금과 같이 아내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사전조치 한 것이 아닌가...... 이제 아내는 남편이 전화요금을 제때 못 내고 백화점 물건값을 지불하지 못 한 것은 도박으로 돈을 계속 잃기 때문에 발생한 일들이라는 것을 모두 알았지만, 지난번에 남편이 화를 내며 집을 나가 버렸기 때문에 남편에게 정식으로 따지지가 두려워졌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도 아내는 도박의 나쁜 결과를 남편에게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다. 이러다가 어떻게 해결되거나 시간이 흐르면 남편이 알아서 도박을 그만 두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4. 부정단계(Denial phase)의 마지막은 바로 스트레스 단계(Stress phase)의 시작 흔히 도박을 오랫동안 해 온 사람들은 스스로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중독증(Addiction) 이라는 괴물은 도박자를 가만 나두지를 않는다. 중독증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진행되어 남편은 따는 단계 막바지에서 서서히 잃는 단계(Losing phase)로 그리고 절망단계(Desperation phase)로 들어서게 만든다. 이쯤에서 아내도 부정 단계가 끝이 나며 남편의 잃는 단계와 함께 아내의 "스트레스 단계(Stress phase)"가 시작된다. 아내는 스트레스 단계에서 고통을 견디다 못해 각종 중독 도박결과들을 남편에게 증거로 들이대며 빚을 갚아주거나, 애원, 감시, 통제, 가출, 자해, 최후통첩 등으로 남편의 도박을 막아 보려는 이루 다 형언 할 수 없는 처절한 자구노력을 5-10 년 동안 반복하면서 도박자 가족이 겪는 마지막 단계인 "심신고갈 단계(Exhaustion phase)"로 치닫게 된다. 이런 고통과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의료 종사자, 일반 상담자, 목회자, 그리고 일반사람들이 어찌 중독자 가족들의 좌절과 처참함을 다 이해하고 알 수 있을까 싶다. 우리 모두는 중독증의 올바른 회복방법을 이해해서 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회복으로 안내하는 일에 앞장서야 할 때이다.
첨부파일
1. 2. ※ 파일용량이 2,000,000 Byte 이상일 경우 업로드되지 않습니다
비밀번호